
오늘은 인상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화가 클로드 모네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모네는 1840년 프랑스 파리에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유년시절을 프랑스 서북부에 위치한 항구도시인 르아브르에서 보내며 그곳에서 풍경화 화가인 외젠 부댕의 문하생이 되어 그림을 배우게 됩니다.

1860년에는 군대에 징집되어 1년 동안 알제리에서 복무하다 장티푸스에 걸려 2년 후 전역을 하게 되죠. 그는 다시 파리로 돌아와 샤를글레르 밑에서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알프레드 시슬레 등과 어울리며 미술 공부를 하였습니다.

1867년 그의 뮤즈이며 애인이었던 카미유가 아들 장을 낳았고 1869년 르누아르와 함께 파리와 가장 가까운 센 강변의 라 그루니에르에서 함께 작업을 합니다. 그 후 1870년 카미유와 결혼했으나 발발한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으로 인해 가족과 함께 런던으로 이주하여 윌리엄 터너, 존 컨스터블 등의 몇 안되는 영국 화가의 작품을 접하게 되죠.

1871년 다시 프랑스로 돌아와 파리 근교의 아르장퇴유에 집을 마련합니다.
그러다 화가, 조각가, 판화가 등으로 이루어진 무명 예술가 협회를 조직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훗날 인상주의의 모태가 되었다고 하네요. 1874년에 첫 번째 그룹전을 열어 '인상, 해돋이'를 출품합니다. 이 전시를 관람했던 비평가 루이르로이는 작품을 조롱하는 의미를 담아 인상주의라는 말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 후 인상파란 이름이 모네를 중심으로 한 화가 집단에 붙여졌다고 하네요. 이후 1886년까지 총 8회 동안 열린 인상파 전시에서 5회에 걸쳐 여러 작품을 출품하여 인상파 지도자로서의 위상을 굳히게 됩니다.



1876년 미술품 수집가인 에르네스트 오셰데와 그의 아내 앨리스를 만나 작품의뢰를 받습니다. 2년 뒤, 후원자 오셰데가 경기 불황으로 파산해 벨기에로 잠적해 버리자, 이곳저곳을 전전하던 앨리스는 여섯 자녀를 데리고 모네의 집에서 함께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한 지붕에 두 가족이 살게 된 것이죠. 사실 1873년부터 모네는 카미유와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해 줄 곧 갈등을 겪었는데, 그때부터 앨리스와 긴밀한 관계를 가졌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카미유는 둘째 아들을 낳고 난 이후 계속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했고 같은 집에 살고 있는 앨리스는 끝까지 카미유를 간호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카미유가 끝내 자궁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 앨리스는 그녀에 대한 질투심으로 집에 있던 카미유의 사진과 편지 등을 다 없애버렸고 이후 앨리스와 모네는 공식적인 연인이 되었다고 하네요.

모네는 하나의 주제로 여러 장의 그림을 그리는 연작을 제작하기 시작했는데, 대표작으로 '수련'이라는 작품이 있으며 이 시기에 그린 작품은 대부분 지베르니의 정원을 소재로 한 것입니다. 모네는 젊은 시절 기차를 타고 지베르니를 지나갈 때 마다 풍경에 감탄하며 "내가 이다음에 큰돈을 벌면 지베르니에 집을 얻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하네요. 1883년 마흔세 살의 나이로 원하던 지베르니에 농지를 구매해 집과 정원을 만들어 죽기 전까지 이곳에서 살았습니다. 그림 그리는 시간 외에는 모두 정원을 가꾸는 데에 시간을 썼다는 모네는, 정원사를 여섯 명이나 두고도 자신이 정원 관리에 직접 참여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지베르니에 있는 모네의 집과 정원은 파리 근교 여행지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40대 부터 바라왔던 곳에 집을 얻고 부유한 생활을 했던 모네였지만 가난했던 시절에 함께 했던 친구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나기 시작하고 모네 본인도 백내장에 걸려 다시는 그림을 그릴 수 없다는 선고를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그림을 그렸지만 점점 시력이 악화되어 말년에는 회화의 상태가 거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실제로 백내장이 악화됐던 1910년대 후반~임종 직전의 수련 그림은 알아보기가 어렵다고 하네요.

모네의 대표작인 '수련'은 250여 점 정도로 워낙 많이 그려져서 외국의 웬만한 이름 있는 미술관에는 하나씩 나눠 가지고 있습니다. 상설 전시로만 여덟 점을 걸어놓고 있는 파리의 오랑주리 미술관,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MoMA, 보스턴의 보스턴 미술관, 시카고의 시카고 미술관, 도쿄의 국립미술관과 후지미술관, 런던의 영국 국립미술관에도 있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에도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이 개인 컬렉션으로 가지고 있던 것을 사후 국가에 기증해 국립현대 미술관에 한 점 걸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난 여름 파리 여행을 떠났을 때 모네의 집에 꼭 가보고 싶었는데, 일정이 맞지 않아 가보지 못했던 것이 아직도 아쉬움으로 남네요. 다음에 꼭 파리에 갈 일이 있다면 지베르니에 들러 모네의 집에 방문해보고 싶습니다. 그곳에서 모네와 카미유, 앨리스를 상상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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